최근 몇 년 동안 COVID 19로 인해 백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공포에서 그나마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은 백신 개발이 크게 한몫을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은 백신이 처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백신의 역사와 함께 백신의 작용 원리, 백신의 종류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백신의 역사
천연두와 백신
1796년 에드워드 제너(Edward Jenner)라는 영국의 의사가 시골 의사로 일하고 있을 당시, 시골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우두(소의 두창)에 감염된 사람들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두는 시골 농장에서 흔하고 가벼운 질병이었고, 천연두는 전염력이 매우 강한 데다 사망률이 40%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치명적인 전염병이었습니다. 제너는 우두에 걸린 소젖을 짜는 여인의 손에 생긴 물집에서 나온 고름을 따로 보관해 두었다가 동네 농부의 아들인 어린 소년의 팔에 넣었습니다. 이후 그 소년은 가볍게 우두를 앓았고, 6주 후에 제너는 그 소년에게 천연두 고름을 주사했습니다. 제너의 짐작대로 소년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고 이 원리로 만들어진 것이 천연두 백신으로 1800년쯤에는 유럽 모든 곳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이것이 유명한 종두법입니다. 이렇게 백신을 통해 천연두는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 중에 유일하게 지구에서 사라진 질병이 되었습니다. 백신이라는 용어도 암소를 뜻하는 라틴어인 vacca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파스퇴르와 백신
백신 연구에 있어 또 한 사람의 중요한 인물이 바로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입니다. 1880년 프랑스의 파스퇴르는 당시 닭 콜레라의 원인균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원래 실험은 닭 콜레라균을 분리하고 배양해 건강한 닭에게 주사해서 닭이 콜레라로 죽게 되는 것을 증명해 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조수가 콜레라균을 닭에게 주사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휴가를 떠나버렸던 것입니다. 이 콜레라균은 몇 주 동안 방치되었고 약해진 이 콜레라균을 건강한 닭에게 주사했을 때 닭은 죽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가 의아한 파스퇴르는 이 약해진 콜레라균을 주입한 닭과 일반 닭 두 그룹을 준비해 새로 배양한 강한 콜레라균을 다시 주사했는데 놀랍게도 일반 닭은 콜레라에 걸렸고, 약해진 균을 주사했던 닭은 조금 앓는 듯하다가 다시 건강해졌습니다. 약해진 콜레라균에 면역력이 생겨 닭이 살아남게 된 것을 파스퇴르는 알게 된 것입니다. 이후 1881년 파스퇴르는 탄저병에도 같은 원리로 백신을 개발, 효과를 입증해 냈고 1885년에는 광견병 백신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백신의 원리
백신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항원항체반응에 대해 간단히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항원은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물질로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과 같은 병원체이거나 병원체에서 분비되어 나온 독소 물질을 통틀어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내 몸 안에 침입한 적군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항체는 항원과 같은 적군이 침입했을 때 이 적군의 제거를 위해 몸 안에서 만들어지는 물질로 내 몸의 아군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 몸에 항원이 처음 침입하면 체내에서 항체를 생성하여 항원을 제거하고, 항체를 생성한 림프구의 일부는 기억세포로 남습니다. 이후 같은 항원이 다시 침입했을 때 이전에 생성된 기억세포가 신속하게 많은 항체를 만들어 항원이 빠르게 제거되도록 합니다. 이것이 바로 면역 반응이고 백신의 원리입니다. 백신은 우리가 병에 걸리기 전에 예방을 위한 것으로 백신을 미리 접종하면 그 항원에 대한 기억세포를 미리 만들어두기 때문에 실제로 항원이 들어왔을 때 빨리 항체가 만들어질 수 있게 되어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합니다.
백신의 종류
전염병이나 질병의 원인이 되는 항원을 배양시켜 죽은 항원이나 또는 죽기 직전의 상태(약독화)로 만드는 것이 백신의 원리입니다. 백신의 종류를 몇 가지 간단히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불활성화 백신 (Inactivated Vaccine)
사백신이라고도 하며, 배양된 병원체를 죽여서 병원성을 없앤 것이므로 증식의 위험이 없어 부작용이 적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도 안전하지만 면역 지속 시간이 짧아 추가접종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약독화 백신 (Attenuated Vaccine)
생백신이라고도 하며, 병원체를 죽이지는 않고 살아있는 상태에서 독성을 없애고 약하게 만든 백신입니다. 사백신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면역 효과도 좋은 편이지만 안전성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DNA 백신과 mRNA 백신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 안에는 두 가지의 유전물질인 핵산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DNA(디옥시리보핵산)이고 다른 하나는 RNA(리보핵산)인데, 이를 이용한 백신으로 DNA 백신과 mRNA 백신이 있습니다. DNA 백신(DNA Vaccine)은 병원체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하나를 복제해서 만들어 인체에 주사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것입니다. mRNA는 핵 속의 유전 정보가 형질로 나타날 수 있도록 그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RNA를 말하는데, mRNA 백신 (Messenger RNA Vaccine)은 쉽게 말하면 아군인 항체에게 적군의 정보를 알려주는 것과 같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COVID 19 mRNA 백신의 경우 실제 바이러스를 주입한 것이 아니라 이 바이러스의 항원을 만드는 설계도를 가진 mRNA를 주입해서 우리 세포 내에서 항원이 만들어지게 하고 우리 몸의 면역 반응으로 그 항원을 제거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바이러스를 직접적으로 주사하는 게 아니므로 기존 백신보다는 안전하고, 시간도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OVID 19 예방접종으로 승인되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던 mRNA 백신에는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이 해당됩니다.